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퇴임 후 연속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공물을 봉납한 것에 대해 ‘개인 차원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중국 등 이웃 국가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 전·현직 총리의 역사 미화를 종교 행위로 치부한 것이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인인 아베 전 총리 개인 (차원의) 참배로 알고 있다”며 “개인의 신교(信敎) 자유에 관한 문제로 정부가 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신토(神道·일본 전통신앙) 신사인 야스쿠니를 참배한 뒤 언론에 “영령에게 존숭(높이 받들어 숭배한다는 뜻)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했다. 참배자 명부에는 직함 없이 ‘아베 신조’라고만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는 퇴임 후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에도 이곳을 찾은 바 있다.
그간 아베 전 총리는 제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26일 현직 총리 신분으로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뒤 재임 중에는 한·중의 반발을 의식해 봄, 가을 큰 제사와 8·15 패전일(종전기념일)에 공물만 봉납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장관은 스가 총리가 지난 17일 참배 없이 공물만 봉납한 것에 대해서도 “사인으로서의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비슷하게 해명했다. 그는 “이것(참배하거나 공물 바치는 것)은 개인 신교의 자유에 관한 문제여서 정부가 막고 나설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번 마사카키(공물) 봉납도 총리로서 적절히 판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토 장관은 스가 총리가 바친 공물에 ‘내각총리대신 스가 요시히데’라는 명패를 세운 것에 대해서는 “직함을 붙이는 것은 그 지위에 있는 개인을 나타내는 경우에 관례로 자주 행해진다”며 “어디까지나 사인으로서 봉납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놨다.
앞서 한·중 정부는 스가 총리의 공물 봉납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 논평으로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