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재민 조롱 메모 자작극 논란에 “사실아냐” 반박

입력 2020-10-18 20:02 수정 2020-10-18 20:08
연합뉴스

울산 스타즈호텔에서 발견된 이재민 조롱 메모가 언론 보도를 통해 ‘이재민의 자작극’이라고 알려지자 이재민 측이 이를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하며 법정 대응을 시사했다. 메모의 진위를 놓고 진실 공방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스타즈호텔에서 묵는 이재민 A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스타즈호텔 객실 내에서 발견했다”며 ‘이재민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라고 적힌 메모지 사진을 올렸다. 호텔 로고가 인쇄된 객실 메모지로 보이는 종이에는 ‘이재민을 위한 플레이리스트(playlist)’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다.

이어 ‘오마이걸 불꽃놀이’ ‘태연 불티’ ‘방탄소년단 불타오르네’ ‘블랙핑크 불장난’ ‘GOD 촛불하나’ ‘전영록 불티’ ‘옥슨80 불놀이야’ 등 제목이 불과 관련된 노래 7곡이 이어졌다. 화재 이재민을 조롱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후 지난 17일 조롱성 메모가 사실은 이재민 자작극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번졌다. 처음 메모를 발견한 A 씨가 호텔 측에서 CCTV를 확인하려 하자 ‘자신이 썼다’는 취지로 시인했다는 내용이었다. 호텔 측은 A씨에 대해 별다른 조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과 사진이 올라왔던 A씨의 SNS 계정에는 게시물이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관련 보도를 접한 A씨는 추가 게시글을 통해 “호텔 측에 메모 작성자가 사과하겠다고 연락이 왔고, 그 후에 호텔과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자작극이란 기사가 어디서 나온 내용인지 파악하고 있고, 자작극은 허위사실임을 확실히 하겠다”고 18일 반박했다.

스타즈호텔 측 관계자도 “지난 15일쯤 ‘메모를 작성한 사람이라며 피해자(입주민)들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호텔에 연락이 왔다”며 “(메모를 쓴 이는) 출장으로 우리 호텔을 이용한 외부인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이 사실이면 조롱성 메모의 범인은 외부인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 8일 밤 11시 7분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불이 나 15시간 40분 만인 9일 오후 2시 50분께 완전히 꺼졌다. 주민 77명이 구조됐고, 93명이 연기흡입과 찰과상 등 경상을 입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