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KT, 쏘카…이들이 모빌리티에 공들이는 이유

입력 2020-10-18 17:03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 유치 소식을 알리는 등 최근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다. 업체들은 이른바 ‘타다 금지법’의 통과 이후 변화된 제도에 맞춘 가맹택시 서비스와 연계 사업을 통해 플랫폼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의 대세는 단연 카카오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T 서비스의 택시 호출 시장 점유율은 80~90%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하던 SK텔레콤과 쏘카가 다시금 도전장을 던지면서 카카오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마주하게 됐다.

지난 3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통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외한 택시 플랫폼 사업을 접었던 쏘카는 가맹택시와 대리운전 서비스를 출시해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6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쏘카 측은 이달 안으로 정부 사업면허를 획득한 가맹택시 사업 ‘타다 라이트’를 출시하고, 대리운전 중개사업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기존 카셰어링 서비스와 자회사 VCNC의 타다 프리미엄·에어·골프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통해 모빌리티 시장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우버와 손을 잡으면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버는 SK텔레콤과의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는 등 총 1억5000만달러(약 1725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성장한 카카오T의 경우처럼 합작법인은 ‘내비게이션 강자’ T맵에 축적된 지도·경로 안내 데이터와 각종 사업을 연계시켜 플랫폼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점수화해 보험 상품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목적지 설정이 잦은 맛집을 안내하고 예약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사업은 택시를 떠올리기 쉽지만,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분야가 많고 확장성이 큰 분야”라며 “다양한 데이터를 쌓은 플랫폼 기업들이 AI(인공지능)와의 결합을 통해 사용자의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 차원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