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의정부시장 “베를린 소녀상 존치해야” 독일에 서한

입력 2020-10-16 22:04
의정부시 제공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은 16일 독일 베를린시장과 미테구청장에게 의정부시민 모두의 마음을 대표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입장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을 보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최근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에 대한 이슈로 전 국민이 깊은 우려와 함께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 의정부시민 모두는 같은 마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라고 있어서 의정부시를 대표해 귀 시의 철거 입장을 철회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 호소했다.

안 시장은 베를린시와 의정부시의 특별한 관계도 설명했다. 과거 미군이 주둔했다가 반환받은 부지에 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의정부시 역전 근린공원이 지어졌고, 이곳에 평화를 상징하는 많은 조형물 중 베를린 장벽도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 장벽은 2014년 독일정부 등의 협조로 무상으로 기증받았으며, 총 5개의 장벽 중 1개는 베를린시에서 포츠담 광장에 전시되어 온 것을 기증받은 것이다.

안 시장은 “베를린 장벽을 통해 의정부 시민들은 평화를 향한 독일인들의 의지에 감명 받고 과거를 딛고 세계에 우뚝 선 독일인들의 정신에 깊은 감명과 교훈을 얻고 있다. 그리고 베를린 장벽 옆에는 현재 미테구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소녀상과 똑같은 모습의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는데, 베를린 장벽이 독일인들에게 그리고 세계인들에게 평화의 상징이고 과거를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영감과 교훈을 주는 것처럼 한국인들에게도 소녀상이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독일도 과거에 전쟁으로 인해 많은 아픔이 있었지만 과거를 덮기보다는 어떻게 과거를 치유하고 또다시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 않을까에 초점을 맞춰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전 세계인이 그 과정을 지켜보았고 그러한 진정성 있는 모습에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며 “대한민국도 평화의 소녀상을 통해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닌 화해와 치유를 통해 평화로 나아가고자 한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안 시장은 “한국의 평화통일 중심도시 의정부라는 곳에 독일의 베를린장벽 조형물이 설치돼 수많은 시민들이 독일의 위대한 정신을 느끼고 교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고, 한국의 평화의 소녀상 역시 계속 자리를 지키며 베를린 시민들이 과거를 딛고 미래의 평화를 향해 나아가려는 한국인들의 의지에 격려와 지지를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부탁드린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에 본질적인 의미를 잘 기억해 주시고 계속해서 존치될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