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화관, 배에 딸 이름…‘만삭’ 기념촬영한 남편?

입력 2020-10-17 05:34

아내가 만삭 촬영을 거부하자 대신 촬영에 참여했다는 남편의 사진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스페인 사진가 마틴 윌크스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반신을 벗은 중년 남성의 사진과 함께 “파코는 노엘리아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여자아이가 생겼고 출산까지 5주밖에 남지 않았다. 아버지가 되고자 했던 그의 꿈이 마침내 실현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윌크스의 사진과 게시글은 지난 12일 루마니아 유명 보디빌더인 발렌틴 보지악이 공유하면서 화제가 됐다. 보지악의 게시글은 14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벌써 12만회나 공유되는 등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확인 결과 사진의 사연은 알려진 것과는 달랐다. 만삭 아내를 대신해 남편이 찍은 사진이 아니라 사진작가 윌크스가 만삭 촬영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자 2016년 촬영한 연출 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엘리아(Noelia)’라는 딸을 임신했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사진 속 남자의 진짜 이름은 프란시스코 페레즈로, ‘파코’는 실제 이름이 아닌 페레즈의 별명이었다.

미국판 허핑턴포스트는 이미 2017년 이 사진에 대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이 사진은 스페인 사진사 마틴 윌크스가 스페인 남부의 말라가 외곽에서 5년지기 친구인 페레즈를 촬영한 것이다.


윌크스는 “나는 프란시스코를 안 지 4~5년이 되었고 자주 그의 큰 배가 임신한 엄마의 배 같다고 놀렸다”며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촬영 이유를 설명했다.

페레즈는 자신의 배에 ‘노엘리아(Noelia)’라고 적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페레즈는 ‘노엘리아(Noelia)’라는 이름이 페레즈의 맏딸 나탈리아의 출생신고와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출생신고를 할 당시 술에 취해있던 페레즈는 신고서에 ‘노엘리아(Noelia)’라고 적었으나 술에 취한 나머지 글씨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그 결과 딸의 이름은 ‘나탈리아(Natalia)’로 잘못 등록됐다. 페레즈는 배에 ‘노엘리아(Noelia)’라고 적고 촬영한 것은 아내에 대한 속죄의 의미라고 밝히기도 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올라온 사진에 “남편이 임신한건지 아내가 임신한건지 헷갈릴 정도다” “멋진 사진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