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명소로 인기 있는 ‘핑크뮬리’가 위해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제주도가 행정기관이 도내에 심은 핑크뮬리를 모두 제거 또는 교체하기로 했다.
16일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행정기관이 심은 도내 약 2313㎡(약 700평)의 핑크뮬리밭을 모두 제거 또는 교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립생태원이 지난해 12월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지정함에 따라 핑크뮬리가 제주의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주시 용담2동 도령마루에 심은 핑크뮬리 330.5㎡는 지난 13일 이미 제거를 완료했다. 제주시는 아라동주민센터가 심은 991.7㎡ 규모의 핑크뮬리도 다른 식종으로 교체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모두 국립생태원의 평가가 나오기 전에 심은 것들이다.
핑크뮬리는 9~11월쯤 짙은 분홍빛의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말로는 ‘분홍쥐꼬리새’라고 한다. 핑크뮬리는 한데 심어두면 작은 꽃들이 자연스러운 물결을 이루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조경용으로 많이 쓰인다. 원산지는 미국이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진 촬영 명소로 인기를 끌어 여러 공공 및 민간기관에서 핑크뮬리를 조성했다.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12월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지정하고 전국 지자체에 식재 자재를 권고했다. ‘생태계 위해성 2급’이란 당장 위해성은 보통이지만 침입 및 확산 가능성이 커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국립생태원은 아직 핑크뮬리가 토착 식물과의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없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위해성 2급이란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정도여서 민간이나 관광지에 심은 핑크뮬리까지 강제로 제거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