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린 개미들 어쩌나’ 빅히트 상장 하루 만에 22% 급락

입력 2020-10-16 17:01 수정 2020-10-16 17:02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상장 둘째 날인 16일 20% 넘게 급락했다.

빅히트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2.29%(5만7500원) 급락한 20만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빅히트는 전일 대비 5000원(1.94%) 내린 25만3000원에 개장한 이후 낙폭을 키우며 20만원대로 내려왔다. 한때 20만원대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빅히트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 가격인 27만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즉시 상한가에 도달하는 ‘따상’에 성공했으나, 상한가 진입 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초가 대비 4.4% 내린 25만8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빅히트의 주가 하락은 개인들의 대량 매도세와 외국인의 ‘팔자’가 동반하면서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기관은 이들이 출회한 매물을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은 빅히트를 23억원(잠정)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24억원(잠정)을 순매수했다.

주가가 약세하며 이날 빅히트는 코스피 시가 총액 38위로 마감했다. 시총은 6조7862억원이다. 전날 빅히트는 상한가 기준 시가총액이 11조원대로 늘어나며 시총 순위 27위까지 단숨에 올라섰지만 주가가 내리며 종가 기준으로는 33위로 마감했다. 전날 종가 기준 시총은 8조7323억원이다.

상장 첫날 국내 주식 부자 6위에 등극했던 최대주주 방시혁 의장 역시 순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방 의장의 지분평가액은 전날 기준 9위인 방준혁 넷마블 의장(2조8399억원)과 10위인 최태원 SK 회장(2조5965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11위 구광모 LG그룹회장(2조207억원)보다는 많다.

사진=연합뉴스

엔터 기대주 빅히트의 약세는 공모가 산정 당시 동종업계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것이 주요인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을 키워냈다는 빅히트의 잠재적 기업가치를 고려하더라도 동종업계 대비 너무 높다는 평가다.

공모주라면 ‘묻지마 투자’에 나서던 기류가 줄어든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처럼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더라도 상장 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투자자 사이에 일종의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분석이다.

앞서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통합경쟁률 606.97대 1을 기록하고 증거금 58조4236억원이 걷히면서 코스피 기준 역대 최대의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