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달수 영화 봤다”… ‘잠적소동’ 박진성 시인이 올린 글

입력 2020-10-16 09:45

‘가짜 미투’에 휘말려 피해를 본 박진성(42)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SNS에 남기고 잠적했다가 서울에서 소재가 파악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박진성 시인은 이날 오후 8시50분쯤 서울 용산구 한강로지구대에 직접 방문해 생존을 알렸다.

박진성 시인은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이슈가 불거질 당시 ‘미투’에 휘말렸다. 1년여간의 법정 공방 끝에 2017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이후 가짜 미투에 대한 피해를 끊임없이 호소하고 있다.


박진성 시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면서 미투 의혹에 휩싸여 연기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오달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오달수는 지난해 2월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때, 과거 연극무대에서 함께 활동했던 여성 배우 두 명을 성추행 및 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됐다. 이후 모든 영화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오달수에 대한 수사는 모두 무혐의로 내사 종결됐다.

박진성 시인은 페이스북에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며 오달수가 출연한 영화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로 영화를 처음 다운 받았다. 오달수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다. 장면들도 좋지만, 음악이 더 좋은 영화다. 모두가 꿈 같다”며 “단지 성폭력 의혹에 휘말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잃는 사태가 저에게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박진성 시인은 가짜 미투에 연루된 뒤 시집 출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며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 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을 본 이들이 박진성 시인의 거주지를 담당하는 대전지방경찰청에 신고했다. 경찰은 박진성 시인의 휴대전화가 꺼진 상태에서 거주지 대전에서 출발해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서울 종로구 등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진행했다.

한편 박진성 시인은 2017∼2018년에도 신변을 비관하는 듯한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남기고 사라졌다가 병원 등에서 무사히 있는 것으로 확인된 적이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