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34·두산 베어스)이 15일 시즌 9승을 일궈내면서 2군까지 내려앉았던 그간의 부진을 극복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전날 유희관의 선발을 예고하면서도 “던지는 것을 보고 그다음에 더 끌고 갈지를 생각해보겠다”는 우려를 잠재운 것이다.
두산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15차전 홈경기에서 장단 18안타를 몰아쳐 16대 3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쓸어 담았다.
유희관은 48일 만에 승리를 챙긴 호투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만들 기회를 얻었다. 시즌 9승(11패)째를 수확한 유희관은 1승만 더하면 KBO리그 역대 4번째로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게 된다.
유희관은 2회 초 2루타와 안타를 연달아 맞고 1점을 빼앗겼으나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1회 초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넘겼지만 2회 초 노시환에게 2루타, 김민하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진 무사 2루 위기에서는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유희관은 안정을 찾았다. 3회 초를 삼자범퇴로 넘겼고, 4회 초에도 2사 후 김민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5회 초는 다시 삼자범퇴하고 6회 초에는 2사 후 최재훈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유희관에게는 이번 시즌에서 10승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는 경기였다. 이번 경기는 유희관의 대체로 선발됐던 장원준의 1군 정착 실패로 2경기 만에 2군으로 돌아가면서 유희관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앞서 유희관은 앞서 8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8승을 거둔 이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만 추가한 뒤 발목 부상으로 1군에서 빠져 있었다.
두산 타선이 전날의 포격 가뭄과 달리 유희관의 승리에 화끈한 지원포를 터뜨렸다. 3회 말 정수빈, 김재호, 박건우의 연속 안타에 힘입어 3대 1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6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내며 넉넉한 리드를 유희관에게 안겼다.
이날 프로야구 경기로 상위권 순위가 또다시 뒤바뀌었다. 전날까지 2위였던 KT가 4위로 추락했고 LG, 두산, 키움은 각각 2위, 3위, 5위가 됐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