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암시한 박진성 시인 휴대폰, 종로서 켜져

입력 2020-10-15 21:01
박진성 시인. 블로그 캡처

전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글을 남기고 잠적한 박진성 시인이 15일 거주지인 대전에서 서울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박 시인의 휴대전화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에서 켜졌다. 그러나 이후 전원이 꺼져 추적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며 박 시인의 동선을 파악 중이다. 하지만 영상 속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 등으로 인해 박 시인의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인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박 시인은 2016년 여성 습작생 성폭력 의혹을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인들에게 고통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인은 언론에 정정보도 신청과 소송을 치르기도 했다.

박 시인은 “2016년 그 사건 이후, 다시 10월이다. 그날 이후 저는 ‘성폭력 의혹’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끌고 다니는 것 같다”며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이다. 정말 지겹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