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논란 불질러놓고… 中매체 “한국이 표현의 자유 무시”

입력 2020-10-15 19:22 수정 2020-10-15 19:50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사진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무대를 펼친 BTS.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발언이 중국을 모욕했다는 일부 주장을 보도해 논란을 촉발한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15일 “BTS의 전쟁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었다”며 “미국인들은 기쁘게 받아들였겠지만 중국인들은 자연스럽게 불편함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TS의 팬을 포함해 중국의 일부 네티즌은 온라인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면서 “이를 보도하거나 논평한 중국 주류 언론사는 극소수였고 중국 외교부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주류 언론은 중국 네티즌의 반응을 선정적으로 보도했고 야당은 사태에 침묵하는 정부를 비판했다”며 “이 모든 움직임들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대체로 한국이 중국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면서 “그들이 말하는 건 표현의 자유이기 때문에 옳고 중국 네티즌이 불만을 토로하는 건 단지 국수주의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그건 불공평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국제관계는 긴박하다”며 “여러 국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언급할 땐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적절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지난 11일 중국 네티즌이 BTS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분노하고 있다며 불매운동 운운하는 기사를 처음 실었다. 당시 중국 일부 네티즌이 문제 삼은 것은 BTS 리더 RM(알엠)이 한국전쟁을 “양국(한·미)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라고 말한 대목이었다. 이 표현이 중국을 모욕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는 이후 중국 대응을 비판한 한국 기사를 상세히 소개하며 “중국 팬은 필요없다”는 식의 제목을 달아 분란을 키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