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15일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키움 히어로즈 허민 의장 관련 논란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규약에 위배되는 부분이 없는지 정확히 검토해 보겠다”라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관련자들 면담을 통해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움 조사 담당 업무는 현재 키움의 구단 운영 관리를 위해 지난 4월 13일 KBO에서 파견된 정금조 클린베이스볼 센터장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허 의장의 ‘구단 사유화’ 의혹을 조사한 후 KBO 법무팀에서 규약 위반의 여부를 따지게 된다. 허 의장의 행태가 KBO 규약 위반으로 드러나면 상벌위원회를 통한 구단 징계도 가능하다. 다만, 정 센터장은 이날 통화에서 “조사를 한다고는 들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허 의장은 손혁 키움 감독의 ‘돌연 자진 사퇴’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손 감독이 지난 8일 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 가시권에 팀을 올려놓은 성과를 뒤로하고 ‘성과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했다. 키움은 손 감독의 자진 사퇴에도 불구하고 내년까지 연봉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자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손 전 감독의 사퇴 배경을 허 의장의 ‘구단 사유화’ 의혹에서 찾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허 의장이 지난해 1월 키움의 1군 간판선수들을 불러 캐치볼을 하고, 자신의 너클볼 구위를 평가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2월엔 미국 애리조나주에 꾸린 키움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허 의장이 실전 등판해 프로 선수들을 상대로 2이닝을 던지는가 하면 같은 해 6월에는 퇴근하던 2군 선수들을 모아 자신과 ‘야구 놀이’를 강요한 것도 알려졌다. 이에 대해 키움 구단은 “2군 일부 선수들이 퇴근 후 훈련 외적인 시간에 허 의장이 너클볼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고 해서 진행됐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게다가 허 의장의 최측근으로 영입한 하송 부사장은 2019년 히어로즈 구단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더욱이 허 의장은 횡령 배임 혐의로 실형(징역 3년 6개월)을 받고 복역 중인 이장선 전 키움 대표가 세운 인물이다. 이 전 대표가 실형 선고 후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영구 제명됐지만, 키움의 대주주로서 구단 운영에 개입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조만간 키움 사태와 관련해 지난 3월 이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키움 주주가 문체부에 요구한 KBO 감사 청구 건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