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최근 1주일새 5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총 2명으로 집계됐지만 사인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또 이 병원에서 발생한 53명의 확진자 대다수가 고령층인만큼 방역 당국과 환자의 가족들은 희생자가 더 늘어날까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10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498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 발생이 95명, 해외 유입이 15명이었다. 이날 신규확진자 증가의 대부분은 전날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해뜨락요양병원 감염자였다.
이날 0시 기준 사망자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해뜨락요양병원에서 발생한 80대 확진자는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증상이 악화돼 이날 오전 4시쯤 숨졌다. 이로써 이 요양병원에 있다가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2명으로 늘어났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 요양병원에선 이들 2명을 포함해 지난달 1일부터 총 9명이 숨졌다. 특히 최근 1주일 사이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 사망자는 대부분 호흡곤란과 발열 증세가 있어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이상원 방대본 위기대응분석관은 “(사망자들의) 사인에 대해서는 의무기록과 개연성을 더 추정해서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뜨락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치매환자가 많은 점도 위험요소다. 치매환자는 코로나19의 위험성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져 마스크를 장시간 착용하기도 어렵다. 증상이 생겨도 이를 재빨리 의료진에게 알리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치매 가족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집에서 돌봄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시설이나 병원에 보내기도 불안한 상황이다.
병원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은 그 규모가 크게 나타난다. 서울 도봉구 다나병원과 관련한 집단감염의 누적 확진자는 발생 17일 만에 65명까지 늘었다. 정부는 다음주 내로 수도권의 노인·정신병원(시설) 및 노인주간보호시설 종사자 16만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전날 해뜨락요양병원이 위치한 북구 만덕동 소재 요양병원 9곳과 요양시설 등의 종사자·이용자 1431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이 분석관은 “지역사회의 소규모 발생이 병원이나 요양시설 등의 집단발생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며 “꾸준히 방역수칙을 준수해 감염의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사례도 있다. 이날 정오까지 확진자 25명이 발생한 경기도 동두천 친구모임 사례는 추석특별방역기간이던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동두천, 서울 강남, 경기도 안산의 주점을 오가며 수차례 이뤄졌다. 특히 이들은 주점 내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즉석만남을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 강릉 지인모임은 서울 송파구 식당, 강원도 양양군 지인모임 사례와 연관성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한 확진자는 총 16명이었다. 송파구 식당에서 가족, 지인 등과 모임을 가진 감염자가 지난 3일 양양군을 찾아 리조트에서 지인모임을 가지면서 감염을 전파시켰다. 이후 이 모임 참석자가 지난 6일 강릉의 한 주점을 방문하면서 또한번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