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공중급유기로 미국 간 국방장관에 “전투하러 갔나”

입력 2020-10-15 17:04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8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이 미국 출장을 가면서 민항기가 아닌 공중급유기(KC-330)를 이용한 것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15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에게 “국방부 장관이 미국에 전투하러 간 것이냐”며 “작전용으로 빠듯한 장비를 장관이 출장을 갈 때 이용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느냐”고 물었다.

서 장관이 지난 13일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을 위해 방미하면서 KC-330을 이용해 화제가 됐다.

이 총장은 이에 대해 “코로나19로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어서 군 공항에 직접 내려 격리 면제를 받기 위한 것”이라며 “국방부에서 수요가 있어서 공군과 협의를 거쳐 결정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 의원은 “상식에 어긋나는 행태다. 3000억원을 들인 비행기를 대통령도 아닌 국방부 장관이 해외출장을 가는데, 자가용처럼 썼다”며 “국내에서도 교통사고가 나지 않게 탱크 타고 다니면 되겠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기자실에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 사이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이날 질의는 KC-330 용도를 홍 의원이 오해하면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 우리 군이 들여온 KC-330은 민항기를 개조한 것으로 공중급유는 물론 인력·화물 수송 임무도 수행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해외재난 지원 및 재외국민 구조에도 적극 사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7월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이라크에 파견된 우리 근로자를 귀환시키기 위해 투입됐었다.

홍 의원의 지적에 여당 의원들은 “국민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비호에 나섰다.

군 장성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중급유기 주업무는 공중급유지만 보조 업무는 수송 등 다용도”라며 홍 의원의 지적을 반박했다. 같은 당 황희 의원도 “공군 규정에는 공중급유기 기능과 관련해 필요 시 인원과 화물, VIP 등 수송 임무를 수행한다고 돼 있다”고 거들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