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욕하더니 콘서트는 공짜로?”…중국서 영상 불법 유통

입력 2020-10-15 16:14
지난 10∼11일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을 191개국에서 총 99만3천명이 시청했다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2일 밝혔다. 연합빅히트

지난 주말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의 풀버전이 중국 온라인상에 불법 유통돼 논란이 되고 있다. BTS는 말 한 마디에 중국에서 부당한 정치적 비난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경제적 피해까지 입은 셈이다.

15일 국민일보가 중국의 한 동영상 사이트에서 BTS를 검색한 결과, 지난 10~11일 BTS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진행했던 ‘MAP OF THE SOUL ON:E’ 콘서트 전체 영상을 어림잡아 10개 이상 찾아볼 수 있었다. 불법 영상은 콘서트 당일에 올라온 것이 많았다.

불법 영상들은 고화질에 중국어 자막까지 갖추고 있었다. 심지어 세트 리스트와 무대, 날짜 별 등 카테고리까지 다 나뉘어 있었다. 15일 오후 기준으로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많은 건 5만회에 달했다. 적은 것도 대부분 1000회 이상은 기록하고 있었다.

공유되고 있는 BTS 콘서트의 불법 동영상 중국 동영상 사이트 캡처

수만명에게 불법 영상이 풀리면서 BTS가 입은 경제적 피해는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BTS 콘서트는 유료로 가장 저렴한 HD멀티뷰 티켓이 4만9500원이었다. 어림잡아 불법 유통으로 본 사람이 10만명만 되어도 BTS는 5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셈이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6월에 진행했던 ‘방방콘: 더 라이브’의 8배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며 이번 콘서트에 공을 들였다. 실제로 이번 콘서트는 191개국에서 99만명 이상이 시청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티켓 수익도 5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의 불법 영상 유출로 이러한 효과가 반감된 셈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불법 영상 파일이) 내려간 걸로 알고 있었다.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뉴시스빅히트

BTS를 정치적으로 공격했던 중국에서 불법 영상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에 BTS 팬들은 분노를 감추질 못했다.

한 누리꾼은 “중국에선 BTS 욕을 하면서 아미(BTS 팬클럽)를 집단으로 폭행까지 했으면서 이 이중적인 행동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코리아소사이어티 제공

앞서 중국에서는 BTS가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념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전쟁을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했다는 이유로 비난이 이어지고 있었다.

BTS 지지한다는 글을 SNS에 게재했던 중국 누리꾼이 계정을 삭제당하고 사과문을 올렸을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 BTS 폰케이스를 끼고 있던 팬이 폭행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해당 불법 영상의 댓글에서도 “나라 앞에 우상은 없다” “RM(본명 김남준)은 자신의 나라를 선택했다”며 비난하는 글들이 많았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