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을 결국 지키지 못하고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마감하면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로 이어진 공모주 따상 행진을 잇지 못했다.
빅히트는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초가 27만원보다 4.44% 내린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빅히트는 개장과 동시에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되며 따상을 달성했다. 상한가가 35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빅히트는 따상 가격을 오래 지키지 못했다. 상한가는 곧바로 풀렸고 이후 가파르게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이날 오후 들어서는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떨어졌다. 상장 후 3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SK바이오팜, 2일 연속 상한가를 달성한 카카오게임즈와는 다른 주가 흐름을 보였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 하향세가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거래가 폭발했다. 이날 빅히트의 거래대금은 2조원에 육박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종목으로 기록됐다.
이날 장을 마감하며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8조7323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32위 규모다. 또 상장 첫날부터 국내 주식시장의 ‘엔터 대장주’에 등극했다. 빅히트 시총은 3대 기획사 JYP, YG, SM의 합산 시총인 2조7812억원을 3배 이상 차이로 앞질렀다.
빅히트의 최대주주인 방시혁 빅히트 의장의 지분가치도 이날 주가 흐름에 맞춰 롤러코스터를 탔다. 빅히트 지분 34.74%(1237만7337주)를 보유하고 있는 방 의장의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3조1933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했을 때는 4조3444억원에 달했었다.
하루에만 방 의장의 빅히트 지분가치가 약 1조1500억 증발한 것이다. 하지만 방 의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에 이은 주식 부자 명단에 올랐다.
BTS 멤버 7명도 나란히 돈방석에 앉았다. BTS 멤버들은 보통주 47만8695주를 인당 6만8385주씩 균등하게 보유했다. 이날 주가를 기준으로 멤버 1인당 보유한 빅히트 주식 가치는 약 176억4300만원에 달한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