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는 전세 제비뽑기…누구는 20대때 51억 강남 집주인

입력 2020-10-15 16:04
15일 서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2018년 이후 2030 세대가 단독명의로 구매한 아파트의 최고가가 6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성년자인 10대가 거래한 아파트 최고가는 17억2000만원 송파구의 잠실엘스였다. 줄 서며 제비뽑기할 정도로 전세대란이 벌어지고,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꼬박 15년이나 월급을 모아야 하는 상황과 달리 한쪽에서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0년 6월 간 연령대별 실거래 현황(단독명의 기준)’에 따르면, 30대가 매수한 최고가 아파트는 63억원짜리 서울 용산 한남더힐(240.3㎡)이었다. 58억5000만원의 강남 상지리츠빌카일룸2차(244.3㎡), 53억3000만원 하는 강남 삼성동상지리츠빌카일룸(237.7㎡), 52억5000만원짜리 서초 아크로리버파크(154.9㎡)가 뒤를 이었다.

20대가 산 아파트 최고가는 강남구 아펠바움(241.8㎡)으로 51억원에 달했다. 용산 한남더힐(49억원)에 이어 서초 반포주공 1단지와 반포자이를 각각 40억8000만원에 매입한 이들이 뒤를 이었다. 30대 매매 상위 10곳은 모두 40억원을 넘어섰고, 20대 매매 상위 5곳도 30억원을 상회했다.


지난1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정보란. 연합뉴스

10대가 거래한 아파트 최고가는 송파구의 잠실엘스로 17억2000만원(84.8㎡)이었다. 강남 도곡현대힐스테이트 16억9000만원(164.9㎡), 서초 방배우성 11억원(84.9㎡)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력이 부족한 10대, 20대는 물론이고 사회초년생인 30대도 부모나 직계존속의 자금지원 없이는 살 수 없는 아파트들이다. 앞서 김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으로부터 받은 ‘2016∼2020년 가구주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PIR’ 자료를 보면 20, 30대가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월급을 꼬박 다 모아도 15년이나 걸리는 게 현실이다.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도시가구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PIR은 2017년 6월 11.0에서 지난해 12월 15.0로 4년이나 늘었다.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인 PIR(Price to income ratio)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주택을 살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상승하면서 청년 세대도 집을 살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현금 부자에게만 집 살 기회를 넓히고, 보통의 청년에겐 각종의 대출 및 거래규제를 부과했다. 지금이라도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