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코로나19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임원인사를 조기 단행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51·사진)가 SSG닷컴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통상 12월에 있던 정기인사를 10월로 앞당긴 것은 강 대표가 신세계그룹 이마트 부문의 온·오프라인을 모두 이끌며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통합몰 SSG닷컴 대표이사에 강 대표를 내정하는 등 이마트 부문 정기 임원인사를 했다고 15일 밝혔다. 대표이사들은 50대 초중반으로 젊어지고, 임원 규모는 기존 100여명 수준에서 10여명가량 줄어들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에는 이마트24 김성영 대표이사(57), 이마트24 대표이사에는 신세계I&C 김장욱 대표이사(54)가 각각 내정됐다.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송현석 상무(52), 신세계I&C 대표이사에는 IT사업부장 손정현 전무(52),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에는 전략실 지원총괄 이주희 부사장보(55)가 내정됐다. 노재악·형태준 부사장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번 임원 인사의 핵심은 강 대표의 온·오프라인 대표이사 겸직에 있다. 강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을 총괄하면 당장 나타나는 효과는 의사결정이 빨라지게 된다는 점이다. 유통 환경이 예측보다 빠르게 바뀌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사업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온라인 전환 와중에 신속한 의사결정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지향점은 같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은 서로 다른 이마트와 SSG닷컴을 강 대표가 절묘하게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두 회사 간에 이해충돌은 줄이고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두 회사 대표의 겸직을 통해 도출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와 이마트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고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경쟁사들에 비해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달 매출 1조441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9월보다 매출이 18.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조직개편은 전문성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마트는 개별 점포 경쟁력을 높이고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세분화했다. 지역별로 점포 운영을 총괄하는 조직인 ‘판매담당’을 4담당에서 5담당 체제로 확대했다. 또 점포 기준을 정하는 조직인 MSV(Merchandising SuperVisor) 담당과 PK마켓·SSG푸드마켓·이마트 신촌점처럼 6611㎡(약 2000평) 이하의 소규모 매장을 관리하는 메트로(Metro)담당을 신설했다.
SSG닷컴은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데이터·인프라본부, 지원본부 등으로 조직 체계를 정비했다. 신세계푸드는 제조 서비스와 매입유통으로 나뉘었던 부문 대표 체제를 단일 대표 체제로 바꿨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신사업 추진과 상품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기획과 상품개발 조직을 신설했다.
신세계 그룹은 “어려운 경영 환경을 타개하고 그룹의 미래 준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해 인사를 시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히 능력과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를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부문은 신세계그룹과 함께 매년 12월 1일 정기 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에 창사 첫 분기 적자를 낸 뒤 한 달 이상 앞당겨 인사를 했었다. 올해도 코로나19로 내년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 등을 감안해 조기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12월초에 나올 예정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