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두 번째 백신을 공식 승인했다.
14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를 시작하며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의 벡토르 센터가 오늘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에피박코로나’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에피박코로나 백신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으로 국가 승인을 받는 두 번째 백신이 됐다.
하지만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와 마찬가지로 1단계와 2단계 임상시험 뒤 3상을 건너뛰고 곧바로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비판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1일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한 바 있다. 국가 등록이 이뤄지면 백신 양산과 일반인 접종이 가능해진다.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가말레야 센터는 현재 의사·교사 등의 고위험군 일반인에게 백신 접종을 실시하면서 동시에 모스크바 주민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벡토르 센터는 옛 소련 시절 생물학무기 연구를 수행했던 극비 연구소로 에볼라에서 천연두에 이르는 여러 바이러스를 보관하고 있다.
가말레야 센터의 스푸트니크V 백신이 일반 감기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이용하는 데 반해 벡토르 센터의 에피박코로나 백신은 합성 펩티드 항원을 이용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에피박코로나) 백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보고했다. 이어 “이 백신도 스푸트니크V 백신과 마찬가지로 향후 약 4만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등록 후 시험(3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