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이후 열기로 한 공동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했다. 미국 측 요청에 따른 결정으로 알려졌다.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미 국방부 청사에서 SCM을 개최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에스퍼 장관은 SCM 개최 전 미측 사정을 이유로 회견을 취소하자고 양해를 구했고, 한국 측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퍼 장관이 돌연 기자회견 취소를 요청한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전에 예정된 회견을 취소하는 것이 흔치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양국 간 현안에 대한 이견이 불거졌거나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선거전에 불리하게 작용할 현안들이 기자회견 때 불거질 가능성을 사전차단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데다 교착 상태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 등에 관한 질문이 나올 수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회견은 취소됐지만 양국 장관은 SCM 시작 직후 언론에 공개된 형태의 모두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SCM 종료 뒤 공동성명도 예정대로 내놓는다.
한편 서 장관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인 이번 회의에서 한·미는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 및 정책 공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주요 동맹 현안 전반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