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두번째 코로나백신도 러시아 차지…신규 환자는 더 늘어

입력 2020-10-15 00:01
러시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의 '벡토르' 센터가 개발해 국가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 '에피박코로나'

러시아 정부가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승인했다. 이로써 전 세계 최초와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록 모두를 러시아가 차지하게 됐다. 다만 이번 백신 역시 첫 번째 백신 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임상시험 절차를 온전히 밟지 않아 백신의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를 시작하며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 위치한 벡토르 연구센터가 오늘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에피박코로나’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벡토르 센터는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다. 이로써 러시아에서 개발돼 국가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은 총 두 종류로 늘었다. 국가 등록을 마치면 백신 양산 및 일반인 접종이 가능해진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1일 자국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하지만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상은 건너뛴 채 1, 2상 임상시험만 진행한 상태에서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그 효능과 안정성에 대해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이날 승인을 받은 에피박코로나도 스푸트니크 V와 마찬가지로 1, 2상 뒤 곧바로 국가 승인을 받았다. 지난 7월 말부터 진행된 벡토르 센터의 에피박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에는 1상 14명, 2상 86명 등 총 1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이 안전하고 실제 효능이 있는지 여부를 두고 또다시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두 종류의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러시아의 코로나19 피해는 가을철 재유행 흐름과 맞물려 날로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 산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4개 지역에서 1만4231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해 누적 확진자 수는 134만40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일일 기준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