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준비위 떴는데…野 서울시장 후보는 어디에

입력 2020-10-15 05:00
김종인(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첫 회의에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국민 통합문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인구 구성을 보면 호남 지역 사람들이 가장 많은 비율”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닻을 올리자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나설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2022년 대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를 놓고 당내 신경전은 치열하다. 다만 출사표를 꺼내려는 사람은 많은데 대중적 인지도나 본선 경쟁력을 갖춘 인물은 찾기 어렵다는 당내 우려도 높다.

김선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4일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려는 김 사무총장이 경선 룰을 만드는 준비위 부위원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만간 임명될 새 사무총장이 준비위 부위원장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사무총장이 일신상 이유로 그만둔다고 해서 수리했다”며 “(김 사무총장) 스스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겠다는 결심이 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오신환 전 의원도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 제의를 받았지만 고사했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말이다.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지상욱 원장도 경선준비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공정한 선거가 되게 돕는 것이 맞다”면서 경선준비위원에서 물러났다. 당내에선 “지 원장이 선수로 뛴다는 오해를 벗고 재보선 준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임차인 5분 발언’으로 주목받았던 윤희숙 의원 등 일부 초선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은 한풀 꺾인 모양새다. 김종인 위원장이 “현역 의원이 (보궐선거에) 나오면 국회의원 선거를 새로 해야 한다”며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 당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이 103석인데 자칫 개헌 저지선(101석)이 무너지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낙연(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당내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출마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 다 대선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낙마로 생긴 1년짜리 서울시장직을 맡은 뒤 대선에 또 나서는 시나리오는 현실화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무공천을 압박하고 있으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민주당이 국정감사 이후 당헌·당규를 개정하거나 전당원 투표를 거쳐 후보를 내는 결론을 끌어내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들도 많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우상호 박주민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연말 개각 이후 후보군이 정리되거나 인지도 높은 ‘깜짝 후보’를 민주당이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