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20만7000㎢의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이자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가 22년 새 절반가량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은 지구온난화가 부른 해수 온도 상승이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호주연구협의회(ARC) 산호초연구센터 과학자들은 최근 이러한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지(Proces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 북동해안을 따라 발달한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로 1500여 어종과 4000여 종의 연체동물이 서식하는 해양생태계의 보고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는 2016, 2017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백화현상이 나타나 산호가 급격히 감소했다. 백화현상은 산호에 색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작은 조류(藻類·algae)가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열 스트레스로 떠나거나 죽으면서 산호가 뼈처럼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진은 1995년부터 2017년 사이 산호가 크기와 종류에 상관없이 50% 이상 줄었고, 특히 가지와 테이블 모양 산호의 개체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만약 수온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산호초도 제 모습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마저도 수십 년이 걸린다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결국 연구진은 가능한 한 빨리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동 연구자인 테리 휴즈 교수는 “연구 결과는 대산호초의 회복 능력이 과거보다 약해졌음을 보여준다”며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훼손되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세계 최대 산호초지대라도 약해지고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라고 경고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