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 실기 안봤는데…의대생 대부분 필기시험 응시

입력 2020-10-14 18:26 수정 2020-10-14 18:27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뉴시스

올해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을 거부했던 의대생들이 내년 1월 시행되는 의사 국시 필기시험에는 대부분 응시 대상자가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와 여론이 국시 실기시험 재응시에 부정적인 상황이어서 올해 실기 시험을 치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은 내년 1월 7일 시행 예정인 의사 국시 필기시험에 3196명이 응시 원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의대생들은 국시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을 모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실기시험에는 응시 대상자인 3172명의 14%인 436명만 원서를 접수했다.

필기시험 응시자가 앞서 봐야 하는 실기시험 응시자의 7배를 넘어서는 셈이다. 지난번 필기시험에 불합격한 이들이 재응시한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현재 본과 4학년생 대부분이 응시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

국시 재응시 기회를 호소해 온 의대생들이 필기시험 원서 접수로 또 한 번 응시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올해 의대생들이 실기시험을 보지 못하면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내년 실기시험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필기시험 응시로 본과 4학년생들의 의지가 확인됐다며 실기 시험 재응시 기회를 줄 것을 다시 한번 호소했다.

대학병원장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미응시 문제' 관련 사과성명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김연수 서울대학병원장, 김영모 인하대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 뉴시스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은 “이번 의사국시는 코로나 위기로부터 국민 건강 수호를 위해 필수적인 의료인 수급을 위한 중요한 보건의료정책의 문제”라며 “의대생들이 적극적으로 개별적 의사국시 응시 의사를 표명한 만큼 국시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해결방안이 모색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대학병원장들도 앞서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의 재응시 기회를 달라며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의대생들은 “국시 응시에 대한 의사를 표명한다”는 성명서만 냈을 뿐 별도의 사과나 양해는 하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

이런 상황에서 여론은 여전히 ‘의사국시가 나이롱 고시냐’ ‘엄격한 적용을 해야 국가 기강도 선다’며 의대생 구제에 부정적이다.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500명에게 국시 미응시 의대생에 대한 구제 찬반을 조사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52.2%에 달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7.5%,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0.3%였다.

정부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재응시는 불가능하다는 태도를 유지해오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