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에게 충북 진천에 위치한 법무연수원 본원으로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한 검사장은 그동안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법무연수원 분원으로 출근했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한 검사장에게 앞으로 충북 진천에 위치한 법무연수원 본원으로 출근하라고 통보했다. 이번 조치는 한 검사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권·언 유착’ ‘독직폭행’ 등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못 한다”고 비판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법무부는 인사 발령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검사장은 지난 1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에서 부산고검 차장으로 전보되는 좌천성 인사를 겪었다. 이후 법무부는 지난 6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일선의 수사지휘 직무수행이 곤란하다’며 한 검사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냈다. 불과 4개월 뒤에 또 다시 근무지가 바뀌면서 한 검사장은 올해만 세 번 인사를 겪게 됐다.
법무부는 별도의 인사 발령은 아니며 원칙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연구위원은 원래 본원 소속이어서 진천 근무가 원칙이지만 최근 2년 간 편의를 봐줘 용인에서의 근무를 허용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끔 원칙으로 돌리라는 지시를 했었는데 이행이 안되어 당사자에게 직접 통보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날 한 검사장에 대해서만 원포인트 인사 조치를 했다. 법무연수원에서 전보 조치를 받은 나머지 2명은 검찰 일반직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은 국제검사협회(IAP) 업무로 용인 분원에 잔류한다.
법조계에서는 인사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장이 추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을 비판한 지 하루만에 나온 조치이기 때문이다. 한 검사장은 전날 추 장관을 향해 “이 사건의 본질인 권·언유착, 독직폭행, KBS의 허위 보도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국민일보에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이기는 하지만, 가서 근무하겠다”고 밝혔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