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번호 몰라?정신나간 XX” 8살에게 폭언한 교사

입력 2020-10-14 17:59 수정 2020-10-15 09:37
기사와 관련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 중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모른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피해 학생 부모는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14일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전북 고창의 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군은 지난 7일 담임교사로부터 심한 폭언을 들었다. 교사의 발언은 A군이 직접 녹음한 녹음파일에서 확인됐다.

녹음기는 앞서 A군 몸과 손바닥에서 멍을 발견했던 A군의 아버지가 직접 준비시킨 것이다. A군의 어머니는 지난 8월 말 A군을 목욕시키다 허벅지 등에서 멍을 발견해 아이에게 이유를 물었다 ‘선생님이 그랬다’는 답을 들었다.

7월에도 아이 손바닥 멍을 발견했던 A군 부모는 학대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선생님이 나쁜 행동을 할 것 같으면 녹음하라”며 아이에게 녹음기를 쥐여줬다.

A군의 녹음기에는 담임교사의 욕설과 고함이 고스란히 담겼다.

담임교사는 A군에게 “뭐라고? 이XX가 똑바로 말 안 해?” “정신 나간 XX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세요. 이따위로 정신없는 XX도 있습니다. 이런 놈들 딱 이용해먹기 좋아, 납치범이” “부모님 전화번호도 몰라? 그냥 죽여버리면 됩니다”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담임교사의 목소리 너머로는 무언가를 던지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A군 학부모에 따르면 이날 교사의 폭언 이유는 ‘A군이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외우지 못해서’였다. A군의 아버지는 “친구들 앞에서 수업 중에 아들이 당한 수모를 생각하면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며 분노했다.

해당 교사는 실종, 유괴의 위험성에 대해 수업하던 와중에 과격해졌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의 몸에서 발견된 멍 자국에 대해서도 급식을 남긴 A군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생겼다고 설명했다.

A군의 아버지는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이 사안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기로 했으며, 해당 교사는 현재 직위 해제됐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