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뜨락요양병원 53명 확진… “요양병원 종사자 전수검사”

입력 2020-10-14 17:02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해뜨락요양병원. 사진=연합뉴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룻밤 사이에 50명 넘게 무더기로 발견됐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부터 노인·정신병원(시설) 등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필요시 다른 지역으로 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정오까지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해 53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이 병원이 코호트(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환자 42명, 간호 인력 5명, 간병인 6명이었다. 이 숫자는 방대본이 이날 0시 기준으로 밝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84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해뜨락요양병원을 제외하고 국내 발생이 53명, 해외유입이 31명이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첫 확진자(지표환자)인 이 병원 간호조무사는 지난 8일 밤 근무 후 퇴근할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스스로 체온을 잰 결과 38도였다. 다음날 상태가 호전됐으나 10일 다시 근육통, 미열 증상이 발생해 검사를 받았다. 1차 검사 결과가 불명확해 재검사를 받은 후 13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증상 발현 5일 만이었다. 다만 증상발현 후인 9일부터 13일까지는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것을 확인됐다. 확진자 중에는 사망한 환자 1명도 포함됐다. 사후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확진된 사례다. 현재 방역 당국은 이 병원 직원과 환자, 접촉자 등 264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방역 당국은 이 병원 환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해 전파된 것인지, 종사자들이 출퇴근하는 과정에서 외부유입으로 원내 감염이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이 병원이 위치한 북구 만덕동은 최근 확진자가 속출한 지역이다. 만덕동에서만 9월 이후 목욕탕, 고깃집 등에서 확진자 23명이 나왔다. 지역사회에서 만연했던 ‘조용한 전파’가 고위험군이 많은 병원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해뜨락요양병원은 앞서 집단 발생이 있었던 스포츠센터, 목욕탕 등과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노인·정신 병원(시설) 및 노인주간보호시설 2731곳을 대상으로 종사자·이용자 등 16만명을 전수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입원·입소 환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는 발열 호흡기 증상 있으면 원천적으로 출입 제한하고 집에서 쉬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에서는 잠언의료기기와 관련해 확진자가 7명 발생했다. 노인들이 이곳을 찾아 의료기기를 이용하면서 친목 모임을 가지면서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지인 모임과 관련해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0명이 추가 확진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