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소득을 모두 내 집 마련을 위해 사용했을 때 서울 평균 가격의 아파트를 사들이려면 15년(2019년 12월 기준)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시작된 2017년 이후로 기존(11년)보다 4년이 더 늘어난 수치다.
14일 김상훈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20년간 가구주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PIR’자료에 따르면 39세 이하가 가구주인 2인 이상 도시 가구의 서울 평균가격의 아파트(2020년 6월 현재 8억7189만원) PIR이 2017년 6월 11.0에서 지난해 12월 15.0으로 늘었다. PIR(Price to income ratio, 단위 : 년)은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가구가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 주택을 살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김 의원실은 국토부와 감정원에서 추출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과 연령별 가구소득을 토대로 이 값을 산출했다. 39세 미만 가구의 PIR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부터 2017년 6월까지 10.9에서 11.0으로 0.1 증가했다. 2017년 말에는 12.1을 기록했고, 2018년 12월에는 13.3, 지난해 12월에는 15.0으로 늘었다. 매년 1년 이상씩 증가한 셈이다.
주택값이 오른 만큼 30대 이하 가구주 이외에도 모든 연령층에서 PIR값이 올랐다. 같은 기간 40대 가구의 PIR은 10.2(2017년 6월)에서 13.6(2019년 12월)으로 3.4, 50대 가구는 3.2가 증가했다. 60대 이상 가구까지 포함한 전체 PIR은 11.4에서 15.2로 3.8 늘었다.
논란은 있지만, 최근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던 강북 지역의 중위가격도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7억5667만원에 달했다. 30대 이하 젊은 세대가 실거주할 가능성이 비교적 큰 서울 외곽 지역도 엄두를 내기 어려울 만큼 가격이 오르고 있다. 김상훈 의원은 “사회초년생으로 자산이 적고 소득수준이 낮은 20∼30대가 서울 집값 상승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면서 “정부가 주거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