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연말 ‘릴레이 수주’ 기대

입력 2020-10-14 16:34
대우조선해양의 쇄빙 LNG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상반기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조선 3사가 연말 막판 몰아치기 수주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 규모 LNG선 수주로 지난 6월의 카타르발 가계약에 이어 ‘제2의 잭팟’을 터뜨리면서 LNG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12일 6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한 LNG선의 1척당 가격은 3379억원으로 일반 LNG선보다 약 1000억원 이상 비싸다. 가격과 수주시기를 감안하면 이번 선박은 러시아 북극해 LNG개발 프로젝트 ‘아틱LNG2’에서 발주한 쇄빙 LNG운반선으로 보인다.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목표수주량(72억1000만달러) 대비 달성률은 24%에서 단숨에 46%로 높아졌다.

이번 발주 소식은 이미 예상됐던 바다. 고도의 기술력과 경험이 필요한 LNG선 건조 시장은 한국이 점유율 80~90%를 유지하며 독점해왔다.

업계는 코로나19로 연기돼왔던 러시아·프랑스발 LNG 프로젝트 수주가 연말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틱LNG2에 참여 중인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노바텍(novatek)은 LNG선 20척 이상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프로젝트에서 쇄빙 LNG선 5척을 수주했던 삼성중공업이 10척을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서도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수주 소식이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토탈은 연말에 16척을 발주할 예정인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씩 건조의향서(LOI)를 맺고 발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소식은 조선업황 전반에 긍정적”이라며 “대형 LNG프로젝트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조선업계의 올해 수주 달성률은 60%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9월 세계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2003만CGT)의 절반(49%)에 머물렀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