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정부·여당이 중국 내 방탄소년단(BTS) 비난 여론에 침묵하고 있다’는 김현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비판에 “모르면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라고 되받았다.
신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경우는 각 나라의 자정(작용)에 맡기거나 조용한 외교로 대처하는 게 상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김 위원이 “정치적으로 또는 상업적으로 이용가치가 있을 때는 앞다투어 친한 척하고 챙기는 듯하더니 이런 곤란한 상황에 닥치니 기업은 겁먹고 거리두고, 청와대도 침묵하고, 군대까지 빼주자던 여당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따른 발언이다.
신 최고위원은 “정부가 나서서 갈등을 더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거냐. 정치인이라면 외교적 사안에 대해 무책임하게 아무 말이나 하면 안 된다”며 “예전엔 보수정당이 다른 건 몰라도 외교 안보에는 유능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마저도 옛날얘기가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발언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이나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기도 했다. BTS 말고도 사례가 있다”며 “동북아 근현대사는 세계 어느 곳보다 식민지배와 독립투쟁, 이념 갈등, 전쟁으로 점철됐다. 유럽연합 같은 국가연합 경험도 없어 민족적 감수성이 앞서기 십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BTS는 지난 7일 미국 한·미 우호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당시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our two nations)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후 일부 중국인들은 “BTS가 ‘항미원조 전쟁’(6·25 전쟁의 중국 측 지칭) 참전 중국군의 희생을 무시했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집단 트집 잡기에 돌입했다. RM이 언급한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서 등장한 양국은 ‘한국과 미국’을 뜻한 것으로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