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과 환자 등 53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2일 숨진 뒤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이 병원 입원환자 1명과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조무사도 53명에 포함됐다.
부산시는 14일 해뜨락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42명과 직원 11명 등 5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확진자의 연령대를 보면 40대 1명, 50대 4명, 60대 9명, 70대 10명, 80대 29명이다. 집단감염은 대부분, 이 병원 2층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환자 33명과 직원 10명 등 43명이 2층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확진자는 간호사가 2명, 간호조무사가 3명, 간병인이 6명이다.
보건당국은 9월 이후 지금껏 간호조무사(50대·여·부산 485번 확진자)가 전담한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사망했는데 이 중 7명이 폐렴 등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지난 12일 사망한 확진자가 입원했던 병실에서 나왔고, 모두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이들의 의무기록을 들여볼 계획이다.
해당 병원은 지난 3월부터 임종을 지키려 방문한 몇몇 가족 외에는 일체 면회를 차단하고 있었던 만큼 출퇴근하는 직원에 의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했다. 병원 첫 확진자인 간호조무사 등 직원 확진자 총 11명 가운데 감염원 미상 감염이 다수 발생한 북구 만덕동 거주자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덕동 일대에서 진행된 ‘조용한 전파’가 직원을 매개로 요양병원 내에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 건물로, 1층에 70명, 2층에 67명, 3층에 27명 입원 환자가 있었다. 2013년 12월 개원한 병원으로, 종사 직원은 96명, 병상은 179개였다. 인근에는 해뜨락요양원에 대해서도 전수검사를 진행한다.
요양병원 확진자들은 이날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은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처됐다. 방역당국은 잠복기 내 추가 감염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병원 내 감염관리 강화와 함께 확진자 조기 발견을 위해 주기적으로 추가 진단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