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인류·미래·나눔…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4대 키워드

입력 2020-10-14 15:33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신임 회장이 14일 영상을 통해 전 세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취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 회장은 고객과 인류, 미래, 나눔을 그룹 혁신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미래차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포부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현대차그룹은 20년 만에 총수 교체를 단행하며 본격적으로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정 신임 회장은 ‘고객·인류·미래·나눔’을 그룹의 혁신 지향점으로 제시하며 고객 중심의 미래차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보고했다. 각 사 이사회가 전적으로 동의·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시대’를 맞게 됐다. 2000년부터 그룹을 이끌며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주도했던 정몽구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전 세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영상을 통해 취임 메시지를 전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든 활동은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하며, 고객이 본연의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려야 한다”며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여 소통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이동수단, 인류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한 혁신적인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 회장은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한다는 그룹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 고객들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회장은 “두 분의 숭고한 업적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공헌하는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안되면 되게 만드는’ 창의적인 그룹 정신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격려하고 힘을 모아 노력하면 충분히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정의선 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해 2002년 현대차 전무, 2003년 기아차 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올라 실질적인 그룹경영을 맡아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