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공단 폐기물 매립장 증설 추진에 주민 반발

입력 2020-10-14 15:13 수정 2020-10-14 15:24
14일 경북 포항시 오천SRF비상대책위원회가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증설을 반대하며 차량행진 시위를 벌였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경북 포항철강공단 내 폐기물처리업체의 매립장 증설 계획에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4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네이처이앤티와 에코시스템은 매립장의 안정화와 지역기업의 안정적인 폐기물처리를 위해 신규 매립장 확보와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처이앤티는 포항철강공단 내 붕괴사고 매립장에 대해 응급복구 25년 만에 항구적 안정화 대책을 추진 중이다.

이곳은 1994년 6월 폭우로 매립장 제방이 무너지면서 염색슬러지 수십만t이 유출돼, 1년여에 걸친 응급복구공사 후 지금까지 방치돼 왔다.

현재 네이처이앤티 매립장은 35만5304㎡ 부지에 492만5477㎥의 폐기물이 매립돼 있다.

매립물량의 약 75%가 수분함유량이 높은 염색슬러지다.

2016년 1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실시한 ‘매립장 안정화 조사’ 용역 결과 재난안전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에 회사 측은 사고 매립장에 묻혀 있는 폐기물을 굴착해 고형화 후 처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내 또 다른 폐기물처리업체인 에코시스템도 매립장 47만여㎥를 증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은 안정화라는 명목으로 매립장을 증설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포항시 오천SRF비상대책위원회는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증설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차량행진 시위를 벌였다.

대책위는 “네이처이앤티가 매립장 재해안전시설 D등급 안정화를 이유로 지정 산업폐기물 매립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포항환경운동연합이 기자회견을 하고 폐기물매립장 증설에 대한 포항시의회의 반대 결의를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14일부터 시작하는 포항시의회 임시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네이처이앤티 관계자는 “그동안 매립 슬러지 유동화 문제로 인해 제2의 유출사고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매립장 안정화 사업을 통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