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야구’ 뜨거워질까… 관중석 50% 확대 추진

입력 2020-10-14 13:18
LG 트윈스 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처음으로 관중석을 개방한 지난 7월 26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가을야구가 관중석의 절반을 채운 함성과 열기 속에서 ‘코로나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격하에 따른 후속 조치로 11월부터 프로스포츠 경기장 관중석의 50%를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1월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펼쳐지는 달이다. 배구·농구의 새 시즌 출발과도 맞물린 프로스포츠 관중 확대 논의의 향방이 주목된다.

문체부는 14일 “코로나19 확산세와 경기장의 관람 질서 안정화 추이를 살피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11월 중 관중 입장을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프로스포츠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소화했다. 춘추제인 야구·축구·골프의 경우 평소보다 2개월가량 늦은 지난 5월 관중을 받지 않고 개막했다. 7월 26일부터 수용 인원의 10%, 8월 11일부터 30% 선에서 경기장으로 관객을 들였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파르게 나타난 8월 16일부터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문체부는 추석에서 개천절과 일요일로 연결된 닷새의 연휴(9월 30일~10월 4일) 넘겨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간 지난 12일부터 관중 입장을 30% 선에서 허용했다.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는 그 이튿날부터 경기장마다 다른 수용 인원의 30% 이내에서 관객을 받고 있다.

관중석을 최대 50%까지 채우면 올 시즌 내내 긴축으로 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주관 단체와 구단들은 숨통을 틀 수 있다. 관중석의 50% 개방은 한 시즌의 클라이맥스인 포스트시즌을 앞둔 프로야구에 특히 희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728만6008명으로 집계된 프로야구 관중 수는 올해 15만명을 겨우 웃돌고 있다.

지난 9일 2020-2021시즌을 시작한 프로농구, 오는 17일 개막하는 프로배구도 관중 규모를 늘리면 지난 시즌 막판의 무관중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다만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 폐막을 앞둔 프로축구나 관중 규모를 특정할 수 없는 프로골프의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이미 잔여 일정의 무관중을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투어 일정을 남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갤러리 입장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문체부는 관중석 규모 확대를 위해 ▲경기장 입장 시 발열 및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관중석 모든 곳의 지정좌석제 실시 ▲전자출입명부 작성 ▲물·음료 외 취식 금지 ▲육성 응원 자제 ▲좌석 간 띄어 앉기를 조건으로 걸고 있다. 또 안전요원 배치, 입장 시간 연장을 통해 관중의 밀집을 분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유병채 문체부 체육국장은 “장기간 무관중 경기를 지속해 온 프로스포츠 구단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관중 입장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국민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