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가 관중석의 절반을 채운 함성과 열기 속에서 ‘코로나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격하에 따른 후속 조치로 11월부터 프로스포츠 경기장 관중석의 50%를 개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1월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펼쳐지는 달이다. 배구·농구의 새 시즌 출발과도 맞물린 프로스포츠 관중 확대 논의의 향방이 주목된다.
문체부는 14일 “코로나19 확산세와 경기장의 관람 질서 안정화 추이를 살피고 관계기관과 협의해 11월 중 관중 입장을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프로스포츠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부분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소화했다. 춘추제인 야구·축구·골프의 경우 평소보다 2개월가량 늦은 지난 5월 관중을 받지 않고 개막했다. 7월 26일부터 수용 인원의 10%, 8월 11일부터 30% 선에서 경기장으로 관객을 들였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파르게 나타난 8월 16일부터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문체부는 추석에서 개천절과 일요일로 연결된 닷새의 연휴(9월 30일~10월 4일) 넘겨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간 지난 12일부터 관중 입장을 30% 선에서 허용했다.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는 그 이튿날부터 경기장마다 다른 수용 인원의 30% 이내에서 관객을 받고 있다.
관중석을 최대 50%까지 채우면 올 시즌 내내 긴축으로 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주관 단체와 구단들은 숨통을 틀 수 있다. 관중석의 50% 개방은 한 시즌의 클라이맥스인 포스트시즌을 앞둔 프로야구에 특히 희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728만6008명으로 집계된 프로야구 관중 수는 올해 15만명을 겨우 웃돌고 있다.
지난 9일 2020-2021시즌을 시작한 프로농구, 오는 17일 개막하는 프로배구도 관중 규모를 늘리면 지난 시즌 막판의 무관중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다만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 폐막을 앞둔 프로축구나 관중 규모를 특정할 수 없는 프로골프의 수혜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이미 잔여 일정의 무관중을 결정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투어 일정을 남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갤러리 입장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문체부는 관중석 규모 확대를 위해 ▲경기장 입장 시 발열 및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관중석 모든 곳의 지정좌석제 실시 ▲전자출입명부 작성 ▲물·음료 외 취식 금지 ▲육성 응원 자제 ▲좌석 간 띄어 앉기를 조건으로 걸고 있다. 또 안전요원 배치, 입장 시간 연장을 통해 관중의 밀집을 분산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유병채 문체부 체육국장은 “장기간 무관중 경기를 지속해 온 프로스포츠 구단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관중 입장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국민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빈틈없는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