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아들에게 최근 보낸 답장 전문이 14일 공개됐다. ‘아드님께’로 시작하는 이 답장은 해경과 군의 수색 과정에 대해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문 대통령이 약속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 대통령의 서명을 포함해 469자였다. 편지는 이씨의 형 이래진(55)씨가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답장에서 “내게 보낸 편지를 아픈 마음으로 받았다”면서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해경과 군이 여러 상황을 조사하며 총력으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밝혀낼 수 있도록 내가 직접 챙기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드님도 해경의 조사와 수색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드님과 어린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하겠다”며 “강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동생을 잘 챙겨주고 어려움을 견뎌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이씨의 아들은 자필로 쓴 편지에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월북 주장에 대해선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날 이씨 형 이래진씨는 해경에 보낸 항의서한에서 “대통령께서 편지에서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도 제 동생 명예를 회복해야 된다고 하셨는데, 해경은 왜 제 동생의 명예를 망치려고 하냐”고 주장했다.
그는 “해경은 제 동생과 같이 있던 동료들한테 월북가능성이 없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조사했는데, 왜 월북으로 단정해 발표했냐”고 따졌다. 이어 “구명동의를 입고 부유물을 붙잡고 38㎞든 33㎞든 해리로 19마일인데 30시간 내 역류까지 있는데 헤엄쳐서 북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선원들이나 동종 종사자들에게 월북 가능성을 물어본다면 전부 불가능하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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