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 선천적 판막기형 90대에 ‘타비시술’ 성공

입력 2020-10-14 11:25
박만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대전성모병원 제공

선천적으로 대동맥판막 기형을 가진 90대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대동맥판막 삽입술(TAVI, 타비)로 건강을 되찾았다.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타비팀 박만원 교수는 최근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 A씨(91)를 대상으로 가슴을 열지 않고 대퇴동맥을 통해 인공심장판막을 삽입하는 타비시술을 시행했다.

박 교수는 저혈압과 심한 어지럼증으로 내원한 A씨의 심장초음파를 통해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발견했다. 앞서 A씨는 신경과·이비인후과 등에서 다양하게 검사를 받았음에도 특별한 이상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심장의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있는 대동맥판막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노인성질환이다. 증상으로는 호흡곤란·흉통·실신 등이 있다.

환자의 평균 수명이 2~3년 정도에 불과함에도 나이때문에 45% 이상은 적극적인 치료를 포기하는 질환이다.

A씨는 초고령인 탓에 외과적 수술에 대한 위험성이 높았다. 때문에 박 교수팀은 보호자와 상의한 뒤 타비시술을 시행했다.

특히 A씨는 ‘이첨대동맥판막’으로 선천적 기형을 갖고 있었다. 기형으로 인한 대동맥판막협착은 일반적인 삼첨대동맥판막 협착과 달리 판막에 석회가 매우 심하다.

시술을 해도 대동맥이 파열될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삽입한 인공 판막이 충분히 펴지지 않을 수 있고, 인공판막이 빠지는 경우도 흔해 시술시 많은 주의와 경험이 요구된다.

박 교수팀은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3D 입체CT 및 3D 프린팅을 통해 철저하게 사전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A씨는 어지럼증과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했다.

박 교수는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다보니 치료를 꺼리는데, 이번 성공 사례를 통해 고령이더라도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며 “타비 시술은 고령 환자의 수술 부담을 낮추고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므로 치료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