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초 대형마트가 점포 매각을 결정했다. 오랜 기간 이곳을 이용한 주민들은 대형마트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14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홈플러스 대구점(사진) 매각 계약(자산유동화)이 체결됐다. 앞서 매각된 안산점과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에 이어 4번째다. 계약 상대와 금액 등은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고 홈플러스 측은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어려움 등으로 사업환경이 불확실하다며 3개 내외의 점포를 매각해 사업 운영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발표 후 대구점 노동자들과 노조 단체가 기자회견과 집회를 여는 등 대구점 매각 반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1997년 문을 연 홈플러스 대구점은 대구 최초 대형마트이자 홈플러스 전국 1호점이다. 대지면적 1만265㎡ 규모로 백화점에 버금가는 이익을 창출기도 했지만 인근에 이마트 칠성점, 롯데마트 칠성점이 문을 열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경영상의 어려움 이외에도 최근 대구점이 있는 북구 칠성동의 부동산가치가 오른 것도 매각을 결정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직원 고용 승계를 보장하기로 했으며 점포 입점 업체 등 협력 업체의 변화 적응을 위해 내년 12월까지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측은 인근 점포 전환배치가 이뤄질 사업장들의 현황은 물론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도 고려해 직원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온라인 사업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업부문으로의 이동도 고려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점포가 문을 닫게 돼 직원들은 물론 회사 입장에서도 아쉬움이 있지만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주민들도 아쉬워했다. 북구 침산동에 사는 박모(42)씨는 “집 근처에 있어 자주 이용했는데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