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산·북한산 맑은 공기를 도심까지 끌어오는 ‘바람숲길’ 조성이 본격화된다. 산에서 도심까지 나무를 줄지어 심어 바람을 옮겨오는 구조다. 도시 대기 순환을 촉진해 열섬현상과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기대된다.
서울시는 관악산-안양천 일대(강남권)와 북한산-우이천 일대(강북권)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바람길숲 조성에 착수한다고 14일 밝혔다. 총 170억원을 투입, 11월 중 숲 조성에 들어가 내년 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바람숲길은 밤 사이 산과 강에서 생성되는 맑고 차가운 공기가 주변 도심으로 흐를 수 있도록 공기정화길을 열어주는 역할이다. 길마다 소나무와 단풍나무, 산벚나무, 상수리나무 등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있는 나무를 촘촘히 심어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하도록 한다.
바람숲길은 지역별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산림의 신선한 공기가 도심 방향으로 흐르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바람생성숲’(산림)과 산림-도심을 연결하는 통로에 공기정화 식물을 식재하는 ‘연결숲’(하천‧가로), 공원 조성, 옥상‧벽면 녹화 등으로 도심에 조성하는 ‘디딤‧확산숲’(도심)이다.
‘바람생성숲’은 기존 관악산·북한산 산림을 보강한 숲이다. 공기가 도심 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기존 숲에 숨통을 트고, 미세먼지 저감수종을 보충한다.
‘연결숲’은 하천‧가로변 총 51km 구간을 따라 심을 나무 46만여 그루를 말한다. 키 8m 이상 교목이 3230그루, 중소형인 관목이 45만3895그루다. ‘디딤‧확산숲’은 도심 내 공원이나 건물 외벽에 조성한 소규모 숲이다. 도심 내부에서 미풍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바람숲길은 여름 한 낮의 주변 도심 평균기온을 3~7℃ 낮추는 폭염 피난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흡수 효과도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번 바람길숲 대상지 선정과 세부 실행계획 마련에 앞서 지난해 12월 기본계획을 수립, 지난 7월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쳤다. 최적의 바람 길을 찾기 위해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이동경로를 시뮬레이션해 대상지를 선정하고 각 대상지별로 적합한 조성 모델을 반영했다. 대상지 선정에는 독일 기상청이 개발한 ‘찬 공기 유동분석 시뮬레이션(KLAM_21)’의 분석 모델이 활용됐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바람길숲은 도시 외곽 산림에서 생성되는 맑고 차가운 공기를 서울 도심으로 끌어들여 폭염·미세먼지를 해결하는 기후변화 대응책”이라며 “산림청과 협업해 바람길숲 조성 사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