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해외 직구(직접 구매)’ 최다 품목은 건강식품이지만 직구 달인들의 ‘최애템’(최고로 좋아하는 아이템)은 의류로 조사됐다. 특히 최대 월평균 236회 직구를 하거나 올 상반기에만 3억8000만원(32만9000달러)어치를 사들인 큰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개인통관고유부호를 통한 전자상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8월 기준) A씨는 월평균 236회, 1891건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했다. 직구족 상위 20명의 월평균 구매횟수 70.9회의 3배가 넘으며, 이용자 월평균 구매 건수(0.44건)의 500배가 넘는 수치다. 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B씨가 모두 3억80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직구 상위 20명이 같은 기간 사들인 1만1342건 가운데 8978건(79.1%)이 면세 범위였고 관세를 납부한 상품은 2364건에 불과했다. 전체 직구 품목 1위는 건강식품이지만 이들이 가장 많이 들여온 상품은 의류(2508건), 가전제품(2403건), 완구인형(1495건), 기타 식품(591건) 순이었다. 해외 의류·가전 업체의 할인판매 기간 등을 노려 전체 제품의 80%를 면세 범위 안에서 구매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방식이 밀수입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관세사범 45건 가운데 40건(21억원)이 목록통관으로 면세를 받은 뒤 재판매한 밀수 사범이었다. 박 의원은 “자가사용 소액물품 1회에 한해 면세를 적용하는데 연간 1000건이 넘는 해외 직구가 소액물품 면세의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판매 목적의 위장수입이 있진 않은지, 과세망을 피하는 분할 수입이 있진 않은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