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진로를 방해해 사고가 날 뻔했다며 60대 운전자를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성이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남성의 정신병력 확인에 나섰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상해 등 혐의로 구속된 A씨(30)가 과거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 A씨는 자신이 피해자이며 정당하게 폭행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상대 운전자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해 때렸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을 한 것도 술에 취한 상태도 아닌데 조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을 만큼 일반적이지 않아 치료 이력 조회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범행 후 자신의 폭행이 정당방위였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그는 유튜브에 폭행 장면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직접 올리면서 “(피해자가) 맞을 짓을 했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A씨가 피해자를 바닥에 쓰러뜨린 뒤 얼굴을 수차례 가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변을 지나가던 운전자들이 말릴 때까지 폭행은 계속됐다. 영상은 삭제됐지만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캡처본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A씨는 상해 등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됐다. 그는 9일 오전 11시42분쯤 평택시 팽성읍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60대 남성 B씨를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도로를 운전해 지나가다 반대 차로에서 주행하던 B씨가 유턴하며 자신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이후 천안으로 달아났다가 하루 만인 10일 오후 6시55분쯤 추적에 나선 경찰에 체포됐다. 유튜브 영상은 도피 중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올린 영상은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 퍼져 ‘평택 무쏘남’ ‘평택 무쏘 사건’ 등으로 불리며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무쏘는 사건 당시 A씨가 운전한 차량이다.
B씨는 심한 타박상을 입고 입원해 치료 중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들도 당시 상황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영상을 게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