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그동안 아이폰 구매 시 기본으로 제공되던 충전기와 이어폰을 뺐다. 애플은 환경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소비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구성품이 빠졌는데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렸기 때문이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 캠퍼스에서 행사를 열고 아이폰12를 공개했다.
애플은 “아이폰 구매자 대부분이 상자에서 꺼내지도 않는 전원 어댑터와 이어팟 대신 고속 충전이 가능한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제공한다”고 공지했다. 애플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의지를 박스에 담았다”며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충전기와 이어팟이 빠지면서 아이폰을 포장하는 박스 부피도 줄어 한번에 더 많은 제품을 운송할 수 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이는 총 운송 횟수를 줄여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또 협력업체들이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이런 노력으로 연간 탄소배출량을 200만t 이상 줄였으며 이는 1년간 45만대의 자동차를 거리에서 없앤 것과 같은 효과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비판하는 지점은 아이폰12 가격이 아이폰11에 비해 오히려 올랐다는 점이다.
아이폰12 국내 출고 가격은 64GB 109만원, 128GB 116만원, 256GB 130만원이다. 전작인 아이폰11이 용량별로 각각 99만원, 106만원, 12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많게는 10만원 상승했다.
네티즌들은 “애플이 환경보호를 소비자 돈으로 하려고 한다” “필요한 액세서리는 별도 구매하라고 하는데 그게 본심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