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와중에 파티한 영국남자, 이번엔 ‘절세’ 논란

입력 2020-10-14 07:31 수정 2020-10-14 09:44
유튜브 채널 '영국남자'를 운영하고 있는 조쉬(왼쪽)와 올리. 뉴시스

영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 기간에 지인·가족과 생일파티를 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논란을 빚은 유튜버 국가비의 남편 ‘영국남자’ 조쉬(31)가 유튜브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그의 순자산이 전년보다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외국인 유튜버에 대한 체계적인 세무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14일 영국 기업등록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국남자 등의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 ‘켄달 앤드 캐럿’의 순자산은 2018년 16만1236파운드(약 2억4000만원)에서 2019년 60만6331파운드(약 9억1000만원)로 3.8배가량 급증했다. 유튜브 채널 운영 수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수익이 늘면서 이 회사가 영국 정부에 납부한 법인세 등도 2018년 6만2303파운드(약 9300만원)에서 2019년 16만2683파운드(약 2억4000만원)로 크게 늘었다.

영국 국적의 조쉬 캐럿과 올리버 켄달은 2013년 런던에서 자신들의 성(姓)을 딴 이름의 회사를 차린 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회사 재무 현황을 기업등록소에 신고해왔다. 회사 주식 총 200주는 창업자 두 사람과 그 배우자들이 50주씩 보유하고 있다. 조쉬 캐럿의 부인인 방송인 국가비씨도 50주의 주식을 가졌다.


이들이 운영하는 영국남자와 졸리 등의 채널은 한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하는 영상을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다. 한국 음식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식이다. 두 채널의 구독자는 각각 400만명, 215만명에 달하며 대부분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런던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이 현지에서 애국심 마케팅을 하면서 국내 구독자들을 기반으로 수억원대 이익을 거두고 정작 세금은 영국 정부에 냈다는 게 박 의원의 분석이다.

이들의 절세 수법도 상당히 치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켄달 앤드 캐럿은 2018년 20만1000파운드(약 3억원)를 연금으로 일시 적립해 과세 대상 수익을 줄였다. 이는 영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절세 수법이라고 한다.

박 의원은 “외국인 유튜버들은 계좌가 국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세무조사가 어렵고 적법한 조세도 어렵다”며 “당국이 공평 과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