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좋아해? 맞을 만했네” 피해자 조롱한 중국인

입력 2020-10-14 00:27 수정 2020-10-14 09:52
연합뉴스, 웨이보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70주년 관련 발언을 두고 중국 내 비난 여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BTS 팬이라는 이유로 길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중국인 네티즌 A씨가 13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올린 ‘위챗’ 대화 캡처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BTS 폰케이스를 낀 채 길을 걷고 있었는데 다가온 한 시민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며 “그로 인해 다리뼈가 골절되고 안면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에서 한 달 동안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당 글에는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식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아직도 BTS를 좋아하다니 그럼 맞을 만했다” “BTS를 좋아할 바엔 죽는 게 낫다” 등의 글이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뉴시스

일부 중국인의 비난 공세는 지난 7일 시작됐다. 미국 한·미 우호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BTS의 소감을 트집 잡고 나서면서다. 당시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our two nations)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양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서 등장한 양국은 ‘한국과 미국’을 뜻한 것으로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희생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집단행동은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와 주요 외신으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중국의 태도는 위험한 민족주의”라고 비판했으며, 트위터에서는 중국을 독일 나치에 빗댄 ‘차이나치(China+Nazi)’ 해시태그도 퍼지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