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원석, 악몽의 1회말 8실점 모두 비자책 된 이유

입력 2020-10-14 06:30
LG 트윈스 투수 류원석 자료사진. 연합뉴스

LG 트윈스 우완 사이드암 투수 류원석(31)이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비자책으로만 8실점하는 진기록을 썼다.

류원석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가진 2020시즌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말 무사 만루까지 공 90개를 던지고 교체됐다. 2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7볼넷에 13실점했는데, 그중 5점만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1회말에 빼앗긴 8점은 모두 비자책으로 작성됐다.

류원석은 1회말 롯데 선두타자 오윤석의 땅볼성 타구를 처리하지 못한 내야 실책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오윤석은 포일로 2루, 후속타자의 진루타로 홈을 밟았다. KBO 기록원은 실책에서 비롯된 실점으로 판단해 오윤석의 홈인을 류원석의 비자책점으로 기록했다.

류원석은 그 이후로 이닝의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기고 연달아 만루 위기를 허용했고, 번번이 실점했다. 한동희에게 2타점 적시타, 딕슨 마차도에게 던진 사구로 밀어내기 실점, 타자 일순해 다시 타석을 밟은 오윤석에게 좌월 만루 홈런을 맞았다. 그렇게 8실점했다. 첫 실점이 비자책으로 기록돼 이후의 실점도 모두 비자책이 됐다.

KBO리그에서 한 이닝 최다 비자책점은 2011년 10월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원정경기 6회말에 당시 한화 이글스 투수 유창식이 빼앗긴 9점이다. 당시 유창식은 불펜으로 등판했다. 류원석의 비자책 8실점은 투수 사상 2위이자 선발 투수 사상 공동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14년 NC 다이노스의 미국인 투수였던 찰리 쉬렉, 2015년 당시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홍건희(현 두산 베어스), 2016년 LG의 미국인 투수였던 데이비드 허프가 류원석과 같은 기록을 썼다.

류원석은 2013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해 지난해부터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날 선발 데뷔전에 앞서 지난해 2경기와 올해 3경기를 불펜으로 등판해 승패를 수확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패전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LG는 2대 17로 대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