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 아들에게 답장을 보냈다.
13일 A씨의 친형 이래진(55)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쓴 A4용지 1장짜리 편지는 이날 등기우편으로 A씨의 고등학생 아들에게 전달됐다. 문 대통령은 편지에서 “마음이 아프다” “위로를 보낸다” “해경의 조사·수색을 기다려보자” 등의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씨는 “편지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다”며 “문 대통령이 그동안 방송에서 수차례 밝힌 내용인데 더 추가된 대책이나 발언은 없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편지가 처음 도착했을 땐 먹먹한 마음에 뜯어보는 것도 망설여졌지만 막상 내용을 보니 실망감과 허탈한 마음이 앞섰다”고 했다.
또 편지 형식을 언급하면서도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썼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었다”며 “고등학생 아들이 절규하는 마음으로 쓴 편지의 답장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고 (동생의 죽음이)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14일 인천에 있는 해양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답장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A씨 아들은 문 대통령에게 “아버지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버지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라고 쓴 자필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아버지는 자진 월북할 분이 아니며 대통령이 아버지의 명예회복과 시신 수습을 도와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 편지는 지난 8일 이씨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고영호 행정관에게 직접 전달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