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7년간 동성 선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태권도 선수 생활도 포기하게 된 국가대표 유망주의 아버지가 “가해자는 여전히 선수 생활 중”이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피해자의 아버지인 A씨는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들보다 2년 위의 선배인 가해자가 체육관 아래층 예식장 쪽에 있는 으슥한 화장실로 (아들을) 끌고 가서 성폭행했다”며 “7년 동안 40여 차례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폭력도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들이) 싫다고 하면 ‘원산폭격’을 시키고 발로 찼다. 아들에게 ‘빠졌다’고 하면서 끌고 갔다”고 말했다. ‘원산폭격’은 머리를 바닥에 대고 뒷짐을 지는 체벌을 일컫는다.
A씨는 예식장 화장실뿐 아니라 체육관이나 지방에 있는 전국대회에 출전할 때 머문 숙소 등에서도 성폭행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관장까지 셋이 함께 자는 방에서도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며 울컥했다.
그는 아들이 사건 당시에 피해를 호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빠나 관장보다도 무서운 게 선배였고, 어려서부터 계속 반복되어왔고 그러다 보니 너무 두려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체육관 관장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씨는 “관장과 2월에 통화를 했다. 고소 전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더니 찾아오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결국 찾아오지 않았고 청원이 발표되기 전까지 연락 한 통 없었다. 그러다 청원 올라가고 나서 따지듯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A씨는 “가해자는 대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배 측은 ‘폭력은 있었지만, 성폭력은 없었으며, 피해자가 자신을 시기 질투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아들이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을 꾸며 이야기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담당 의사와 상담하면서 이야기한 것과 경찰에 진술한 것이 일치한다”며 “정신적으로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해자인 A씨 아들은 어린 시절 피해의 트라우마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그 기억이 너무 끔찍해서 자꾸 생각이 나고 우울증이 왔다. TV에서 비슷한 소식을 들으면 그것 때문에도 트라우마가 발생해서 자꾸 자살시도를 하기에 폐쇄 병동에 입원시켰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결국 국가대표의 꿈도 접었다. A씨는 “아들은 어려서부터 각종 대회에 나가서 입상했고 국가대표가 돼서 세계에 나가서 영향을 많이 끼치고 싶다고 했다. 엄마 아빠한테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후유증으로) 두드러기가 오고 공황장애 판정받고 그러면서 태권도를 그만뒀다”고 전했다.
A씨는 수사 중인 사건을 국민청원 등을 통해 다시 호소하는 것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그는 “2월에 경찰에 고소장이 들어가서 4월 말인가 5월에 검찰로 이관이 됐는데 아직 아무 연락이 없다. 진행이 되고 있다고 문자만 왔다”며 지지부진한 수사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들이)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 이게 빨리 해결이 돼야 아들이 살아갈 수 있다.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