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한 달간 중국을 근접 비행한 미군 정찰기가 최소 60대라는 중국 싱크탱크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공중 급유가 늘었는데 이는 미국이 향후 남중국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장거리 공격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됐다.
최근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잇따라 넘나들면서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진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대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을 근접 비행한 60대의 미 정찰기 가운데 41대는 남중국해에, 6대는 동중국해 북쪽에, 13대는 중국 황해 방향으로 비행했다.
보고서는 미 정찰기의 공중 급유가 늘었다는 데 주목했다. 이는 “남중국해 타깃에 대한 장거리 공격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남중국해에 상공으로 향한 여러 대의 공중급유기는 괌 미군기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탱크를 일본 카데나 공군기지가 아닌 괌에서 보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거리가 멀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를 극한 조건에서 장거리 재급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 정찰기 움직임은 남중국해 지역이 여전히 미국의 1차 관심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그와 똑같이 눈길을 끄는 건 중국 황해에서의 활동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가 밝힌 미 정찰기 대수는 7, 8월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정찰기가 민항기로 위장하거나 응답기를 켜지 않아 실제 대수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CSPI는 이날 미 공군이 항공식별코드를 필리핀 공군으로 위장한 뒤 중국 황해를 비행한 사례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위장 비행이 민간 항공기에 대한 오인 공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