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옮겨간 ‘샷의 은하수’

입력 2020-10-14 05:00
저스틴 토머스가 지난해 10월 20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다. CJ그룹 제공

지난해까지 제주도 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의 샷’이 올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로 쏟아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국내로 편성됐던 더 CJ컵의 제4회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격전지를 라스베이거스 섀도크릭 골프코스로 옮겨 16일(한국시간) 오전 1시30분에 티오프한다.

올스타전급으로 펼쳐진 제4회 더 CJ컵

출전자는 모두 78명. 총상금은 975만 달러(약 112억원)다. 지난 시즌으로부터 순연된 메이저 대회 US오픈(총상금 1250만 달러)을 제외하고 2020-2021시즌 PGA 투어에서 확정됐거나 이미 우승자를 가려 지급된 11개 대회의 상금 가운데 최고액이 더 CJ컵에 걸려 있다. 라인업은 상금의 규모 못지않게 올스타전급으로 구성됐다.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부터 욘 람(스페인), 저스틴 토머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콜린 모리카와(미국·이상 순위 순서)까지 ‘톱5’가 모두 출전한다. 여기에 8위 잰더 쇼플리와 10위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가 합류했다. 랭킹 상위 10위권에서 7명이 우승샷을 조준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 선수 11명이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이미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인 임성재, 안병훈, 강성훈, 김시우, 이경훈과 더불어 김한별, 이재경, 김성현, 함정우, 이태희 등 국내 선수들도 더 CJ컵에 출전한다. 국내 기업을 타이틀 스폰서로 두고 국내에서 펼쳐졌던 더 CJ컵의 출범 4년차에 처음으로 한국인 챔피언을 배출할지가 주목된다.

PGA 투어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는 자가격리를 의무가 아닌 권고만 하고 있다. 더 CJ컵 출전 선수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도 진행했다”며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선수들은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자가격리 조치 없이 대회장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태희·함정우·이재경·김한별·김성현(이상 왼쪽부터)은 16일(한국시간) 오전 1시30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섀도크릭 골프코스에서 개막하는 2020-2021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에 출전한다. CJ그룹 제공

임성재, 챔피언들과 같은 조로 편성

PGA 투어는 13일 1라운드 조 편성을 확정했다. 임성재는 더 CJ컵 우승자 출신인 토머스·켑카와 같은 조로 편성됐다. 토머스는 원년인 2017년과 지난해 제3회 대회, 켑카는 2018년 제2회 대회에서 우승했다.

더 CJ컵에서 유독 강세를 나타낸 선수는 토머스다. 지난해까지 PGA 투어 동료 선수들에게 더 CJ컵 출전을 추천할 만큼 제주도의 자연환경과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토머스는 더 CJ컵 주최사를 통해 “올해 한국 팬들을 만날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 맛있는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대회로 기억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하겠다. 생중계로 시청하면서 많이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켑카는 더 CJ컵에서 단맛과 쓴맛을 모두 봤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세계 랭킹 1위에 올랐고, 지난해 이 대회에서 경기 도중 부상 부위가 악화돼 후유증에 시달렸다. 켑카에게 더 CJ컵은 정상에 오르는 도약대이자 하락세로 돌아선 변곡점이었던 셈이다. 켑카는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 이후 2개월간 부상으로 다시 공백기를 가졌다. 복귀전으로 더 CJ컵을 지목했다.

김시우는 매킬로이·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같은 조로 묶였다. 세계 ‘투톱’인 존슨과 람은 랭킹 12위 매슈 울프(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다. 존슨과 람은 지난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같은 조로 편성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