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릅신’(르브론 제임스와 신의 합성어)을 향해 열렬한 극찬 세례를 보냈다. 미국프로농구(NBA) 사상 최초로 3개 팀에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레전드임을 입증한 르브론(36)은 인종차별에 맞선 리더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내 친구인 제임스가 자랑스럽다”며 “4번의 우승, 4번의 파이널 MVP를 받은 이 선수는 코트 안에서는 물론 교육과 사회 정의, 우리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특별한 리더”라고 적었다. 자타공인 실력뿐만 아니라 최근 가열된 인종차별 문제 등에 소신 발언을 하며 리더십을 보인 것에 대한 특별한 찬사다.
르브론은 앞서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19-2020 NBA 챔피언결정전 6차전 마이애미 히트와 경기에서 28점, 14리바운드, 10도움의 트리플더블(득점, 리바운드, 도움, 가로채기, 블록 중 3개가 두 자릿수)을 기록하며 LA 레이커스의 106-93 승리와 우승을 이끌었다. 2012년과 2013년 마이애미, 2016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소속으로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4번째다. 특히 앞선 3번의 우승 모두에서 파이널 MVP로 뽑힌 그는 이번에도 같은 영예를 누렸다.
이러한 활약을 두고 포브스는 이날 ‘기록으로 살펴본 제임스가 역대 최고의 선수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업적을 조명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르브론은 NBA 플레이오프 통산 기록에서 주요 부문 상위권에 빠짐없이 랭크돼 있다. 득점 7491점으로 5987점인 조던, 5762점인 카림 압둘 자바를 크게 따돌렸다. 어시스트는 1871개로 2346개인 매직 존슨에 이어 2위, 가로채기는 445개로 1위다. 414개를 림에 꽂은 3점슛은 470개의 스테픈 커리 다음이고, 리바운드도 전체 6위를 기록했다. 4번의 파이널 MVP는 통산 6회를 차지한 조던에 이은 통산 2위 기록이지만, 3개 팀에서 파이널 MVP가 된 건 르브론이 처음이다.
트리플더블 수치를 보면 르브론의 업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만 통산 11개의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현역 NBA 선수들의 챔피언결정전 트리플더블 횟수를 모두 합쳐도 여기에 못 미친다. 또 그는 플레이오프에 결장 없이 260경기나 연속 출전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팀내 득점과 리바운드, 도움 모두 최다를 기록한 경기가 7차례에 이른다.
해결사이기도 한 르브론은 플레이오프에서 5번이나 승부를 결정 짓는 버저비터를 터뜨려 최다를 기록 중이다. 조던의 플레이오프 결승 버저비터는 3회, 코비 브라이언트는 1회다. 특히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결인 7차전이나 패배하면 탈락인 경기에서 그의 승부사 기질은 더욱 빛났다. 르브론은 이 경기 평균 득점 34.9점으로 NBA 최다를 기록 중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르브론과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한 라디오방송에서 NBA 플레이오프 시청률을 언급하며 “NBA가 너무 정치적인 집단이 되면서 이제 아무도 관심이 없다. 르브론 제임스는 아주 대단히 볼썽사나운 민주당 대변인”이라고 조롱했다. 지난 8월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시합 전 무릎을 꿇는 NBA 선수들을 향해 “용납할 수 없다”며 경기를 보지 않겠다고 했다. 당시 르브론은 “그가 안 봐도 경기는 계속될 것이다. 농구계는 그가 시청하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