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은 울릉도, 백두산과 함께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최근 1만 년 내 화산활동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은 조선 시기 편찬된 역사서 ‘고려사’와 ‘세종실록지리지’에 약 1000년 전 화산활동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라산 마그마에 대한 명확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도가 한라산 화산활동 징후 모니터링에 착수한다.
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서울대 고려대 부경대 등 국내 대학 연구진과 함께 한라산의 화산활동 여부와 마그마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도 한라산 천부 마그마 구조 연구’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라산 고지대에 지진관측망을 설치해 진도 1~3 규모의 미세지진의 이동 속도를 측정·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하에 마그마가 존재하는 경우 지진파의 속도가 주변부 암석에서보다 느려지기 때문에 지진파의 속도변화를 정밀 관측하면 지하 공간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도는 지진파 관측을 위해 한라산 고지대(1450~1920m)에 광대역 지진계 5기, 중산간 지대(600~1942m)에 지표 움직임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육상용 수신기(지오폰) 70기를 이달 내 설치할 예정이다.
이후 6~8개월간 지진 자료를 수집한 뒤 지진파형 정밀분석을 통해 지진 탐지, 지진파 속도 측정 과정을 거쳐 마그마의 존재와 활동 여부, 공급 구조를 3차원적으로 밝혀내게 된다. 연구에는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 연구진은 앞서 2014~2017년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서 이번과 비슷한 방식으로 지진자료를 수집·분석해 제주도 중심 하부 55㎞에 마그마 존재 사실을 입증, 국제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당시보다 고지대에서 지진파 자료를 수합하는 방식으로, 더욱 정확하게 한라산 지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도 세계유산본부 안웅산 박사는 “제주도 화산은 일본 등의 화산지대와 달리 마그마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폭발력은 강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이번 연구가 한라산 보존을 위한 정책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나아가 백두산과 울릉도 등 한반도의 활화산 연구에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